1.은행의 변화
현재까지의 ‘영업점’중심 은행 업무는 이제 막을 내리고있다. ‘2030년에는 시티은행이 망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데스크를 사이에 두고 직원과 함께 하던 업무는 고객의 손안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처리된다. 은행직원과의 오랜 시간 상담이 필요했던 상품조차, 빅데이터와 고객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의 조언과 함께 해결된다.
변화의 물결 속에서 시중은행들도 대비가 필요한 때다. 매년 보유 영업점포 수를 줄이는 등의 체형 간소화를 꾀하고 있다. ‘찾아가는 영업점’으로 현장에서 은행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대출업무까지 가능하다. 우리은행의 ‘위비’가 그 예이다. 은행업무를 위해 반차를 쓰고 번호표를 붙잡고 있는 직장인의 모습은, 이제 역사속의 한 장면이 될 것이다.
문제의 화두는 ‘변화가 얼마나 빨리 도래할 것인가’에 있다. 기존까지의 산업구조 변화가 긴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났다면, 앞으로의 변화에 소요되는 기간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에 불과할 것이다. 파급효과에서나 파급속도에서나, 기존의 변화와는 또 다른 자세가 필요함은 자명하다.
핀테크는 벌써 우리 주변 곳곳에 포진 해 있다. 비트코인,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삼성페이, 생체인증, 빅데이터, 로보 어드바이져 등은 산업의 변화가 이미 도래했음을 피부 가까이에서 느끼게 한다.
2.변화에 대한 자세
DBS(Development Bank of Singapore)는 모바일뱅크로의 전환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며, 최근 디지털 뱅크를 통한 해외 사업 강화전략도 본격화 하고 있다. 사업 진출 및 강화에 큰 비용이 소요되던 오프라인 뱅크에 비해, 디지털 뱅크는 비용절감과 더불어 빠른 파급속도 또한 기대 가능하다. 2016년 4월 Digibank를 추진한데 이어, 2017년 4월 중 인도네시아에서도 모바일뱅크를 출시 할 예정이다.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고객인증 절차 또한 ‘e-KTP’를 통해 디지털로 처리되며, 인도네시아 정부 또한 2018년 까지 보급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금융사들에게도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글로벌시장 개척은 필수불가결한 상황이 되었다. 예대마진이 차지하는 수익 비중이 해외 은행들에 비해 높던 우리나라 은행들은 최근의 저금리기조에 따라 수익모델의 다각화가 절실하다. 이에 디지털뱅크는 비용 최소화를 통한 리스크 축소와 더불어 파급효과 극대화를 기대 할 수 있기에 그 가치가 더욱 부각된다.
은행의 전략변화에 따라 새로운 직군 또한 각광받고 있다. ‘핀테크 전문가’가 그 중 하나인데, 금융과 IT를 결합하여 새로운 금융서비스 영역을 개척/개발 해 나가는 직종이다. 핀테크 기업의 대표적 진출 영역으로는 송금, 지급결제, 대출중개, 자산관리 등이 있다. 따라서 빅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통계 지식과 금융분야와 IT분야의 균형 잡힌 지식을 갖춘 융합적 덕목이 필요하다.
아울러 고객특성과 직무전문성을 고려한 다양한 직군제도가 있다.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전략개발 및 영업을 위한 ‘개인금융직군’, 영업점 창구에서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개인금융서비스직군’, 투자금융 등의 신탁개발과 영업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한 ‘투자금융직군’, 기업고객 및 기관고객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직군’, 전화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고객과의 상담업무를 위한 ‘고객만족직군’ 및 영업점 지원 관련 집중화 업무 등을 위한 ‘사후지원직군’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직군에 대해 핀테크 기술을 접목, 활용 할 수 있는 융합적 마인드가 필요할 것이다.
이에 따라, 계속된 변화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직군에 국한되지 않은 전방위적 직무 이해도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고객중심의 마인드는 어떠한 기술로도 대체 될 수 없는 은행이 갖춰야할 제 1의 덕목이다. 즉 대체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빠른 대체와 더불어 대체 불가한 영역의 적극적 확충이 은행과 은행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리라 예측해본다.
3. 총평 및 ‘위비톡’에 대한 고찰
금번 특강을 통해, 변화되는 은행의 추세와 더불어 그 변화를 맞이할 자세에 대해 새로운 각도로 접근 해 볼 수 있었다. 오는 4월 3일 한국 최초 모바일뱅크인 K뱅크가 오픈하고, 뒤이어 6월 경 카카오뱅크가 오픈한다. 국내 시중은행 최고의 경계대상이기에 언급을 못한 것일까, 특강에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모바일 뱅크의 사례는 다른 나라 뿐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응하는 우리은행의 전략은, 바라보건대 적절치 못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고있는 ‘위비톡’이 과연 특강을 통해 느낀 시류의 변화에 적절한지 의문이다. 물론 어플 내의 송금기능과 금융기능은 핀테크의 필수 요소이며 굉장히 잘 구현되어 있다. 반면 ‘톡’기능은 그 존재자체가 아이러니하다.
친근감 있게 구현하여 파급효과를 극대화 하려는 전략이었다면 단언코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톡’기능이 위비 어플 내의 다른 기능의 홍보효과를 저해하고 있다. ‘위비톡’이라는 어플 명 자체에서 송금기능 및 금융기능을 떠올리기 힘들고, 카카오톡과 같은 일련의 채팅 어플로 인식된다. 이는 ‘톡’어플이 필요한가?라는 의구심 마저 들게 한다. 카카오톡이 은행에 진출하니 은행이 톡에 진출하려는 것인가? 라는 생각도 떨칠 수 없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넣어보았다’식의 어플보다, ‘내 손안의 은행’에 초점을 맞춘 어플 구성과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톡’기능을 ‘고객 간의 대화’가 아닌 ‘고객과 상담원과의 대화’로 활용하고 강조한다면, 지금보다는 파급효과가 뛰어날 것이다. 오히려 어플 구성에 방해가 되던 기능에서, 어플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기능으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4차 산업에 대한 인지와 더불어, 인공지능으로 대체 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을 고민 해 볼 수 있었다. 잘 갖춰진 인공지능 시스템이라 할 지라도, 고객의 아쉬움과 불편사항은 생기기 마련이다. 이를 인지하고 그에 걸맞는 피드백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공감과 표현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다시 말해 ‘공감능력’이야 말로 대체 불가한 영역임과 동시에 더욱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인간만의 고유 영역이 될 것이다.
'사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금운용의 꽃, 리스크 관리 (0) | 2017.08.02 |
---|---|
다란성 네 쌍둥이 아버지의 꾸준함 (0) | 2017.07.31 |
전북은행, 지방은행의 역할(소비자 금융팀) (0) | 2017.07.29 |
동부화재와 보험구조 (0) | 2017.07.29 |
신한카드와 부지런함 (0) | 2017.07.28 |